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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체로 현금보다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등을 일상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어떤 곳은 꼭 현금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금을 사용할 경우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동전이 생기면 바로 사용하기가 애매해서 모아두었다가 한꺼번에 교환을 하는 편입니다.

 

예전에는 창구에서 동전을 입금 받기도 했지만, 요즘은 동전을 입금하려면 '동전교환기'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동전교환기가 ATM 처럼 은행 시간 이외 시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바깥에 설치된 곳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모든 은행에 설치된 것도 아니어서 가끔씩 모인 동전을 한 번 교환 하려면 보통 신경쓰이는게 아니더군요.

 

오늘 쌓인 동전을 처리하기로 마음먹고 아침부터 동전을 가지고 나가서 느낀건 '정말 동전 교환하기 어렵다!!!' 것입니다.

 

 

 

 

제일 먼저 국민은행 모 지점을 방문했을 때 지점 자체가 없어져버린 것은 오늘 고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습니다. 하필 오늘 미세먼지도 많아 숨쉬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들고나온 동전을 처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5분여를 걸어 근처의 다른 국민은행 지점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설치된 동전교환기 앞에는 고장이란 표지판이 저를 맞이하더군요. 다시 급 좌절하며 다른 일을 먼저 처리한 후 예전에 자주 이용하던 국민은행 지점에 가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12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각 방문한 국민은행 지점에는 역시 동전교환기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이미 한 분이 먼저 동전을 교환중이었습니다. 할수없이 통장정리를 먼저 한 후 잠시 후에 동전교환기 앞에 갔더니.....청천벽력 같은 안내문이 걸려 있더군요. 동전교환기 이용시간이 12시 30분 까지여서 더이상 동전 교환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동전교환기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은 처음 접하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너무 당황스럽더군요.

 

근처에 있던 은행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기계를 하루종일 사용하면 고장 확률이 높아져서 매일 12시 30분 까지만 동전교환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래도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한 번만 사용할 수 없냐고 물어봤지만, 사용시간이 넘어서 사용할 수 없으니 다른 은행으로 가보라는 대답만 듣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썩 좋진 않았지만 알았다고 하고 나와서 근처에 있는 은행을 거의 다 돌아다녔지만 동전교환기가 설치된 은행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떨어진 신한은행 모 지점에 전화로 동전교환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확인을 한 후 방문했지만 신한은행 거래가 없는 사람에게는 동전교환을 해줄 수 없다는 말을 하면서 거래하는 은행으로 가라고 문전박대(?)를 하더군요.

 

아침부터 이어진 여러가지 과정들로 인해 스트레스 쌓인 상태에서 문전박대까지 당하니 도저히 그냥 포기하고 갈 수가 없어서 다시 국민은행을 찾아갔습니다. 창구에서 통장을 이월을 맡기고 직원에게 아침부터 헛걸음 하고 동전교환기 시간이 끝나서 다른 은행 갔다가 못하고 왔다는 얘기까지 했더니 동전이 많지 않으면 창구에서 처리해 주겠다고 하더군요.

 

제가 가지고 갔던 동전은 대부분 500원짜리에 100원짜리가 좀 섞여있었는데 직원이 일일이 세어서 입금을 해주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화났던 마음이 직원분의 친절로 인해 한 순간에 사라짐을 느꼈습니다. 결국 동전교환기가 아닌 수작업으로 동전을 입금하고 나오면서 '동전 한 번 교환하는것이 이렇게 어렵다면 이건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뉴스에서는 10원짜리 동전을 녹여 동파이프를 만든 사람들이 검거됐다는 소식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발행된 10원짜리 동전에 포함된 원재료의 가격이 실제 35원 정도 하기 때문에 이것을 녹여 동파이프를 만들면 더 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동전 교환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겪다보니 이런 사건들도 은행에서 동전을 바꾸기가 어려운 구조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전도 지폐와 마찬가지로 활발하게 유통이 되어야 하는데 교환과 사용이 쉽지 않다보니 저금통 등 어딘가에 쌓여있는 양이 꽤 많아지게 되는 것이죠. 은행들이 동전을 적극적으로 수거했다면 예전에 발행된 동전이 동파이프를 만드는 곳으로 흘러들어가기 힘들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은행들이 동전교환기를 많이 설치하지 않는 것은 수익성 때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폐를 셀 수 있는 지폐계수기는 부피도 작고 가격도 비싸지 않지만 동전교환기의 경우 부피도 큰 만큼 가격도 훨씬 더 비쌀 것이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동전을 교환해서 입금되는 금액은 지폐에 비해 적은 금액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적극적으로 설치를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은행도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화폐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동전을 교환하는 것이 좀 더 쉽고 편하게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건 저만의 생각은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은행 ATM 기기와 함께 동전교환기도 같이 설치된 은행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보며 포스팅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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